*한종선_형제복지원사건 피해생존자(실종자, 유가족) 모임 대표

저는 1984년부터 1987년 폐쇄 때까지, 9살이었던 제가 12살이 될 때까지 형제복지원 27소대(아동들만 모아 놓은 소대)에서 겪은 일을 모형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형제복지원에서 겪은 일은 아주 특별한 일이지만 하루도 빠지지 않고 일상적으로 일어났기 때문에 특별한 일이 아닙니다. 지금도 매일 그 장면들이 떠오르고 매일매일 그때 들은 욕이 들립니다. 누군가는 죽음으로 지워냈고, 누구는 신체적 정신적 장애를 통해 지우려 하고, 저 같은 사람은 지워지지 않는 기억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형제복지원은 나쁜 민간 복지사업자의 잘못이라고 말하기에는 설명되지 못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부랑아라는 딱지를 붙여 파출소로 끌려가고, 파출소에서 복지원 차량에 강제로 태워진 다음 본인 의지로는 나올 수 없는 철문을 지나 자물쇠로 잠긴 문 안의 방에 갇히게 됩니다. 공권력 없이는 가능한 일이 아닌 것이죠.

형제복지원은 이제 흔적을 찾아볼 수 없고 사진만 남았습니다. 어떤 부분은 말로 표현되지 않는 부분도 있고, 말로 하려니 화가 치밀어 올라 충분히 설명할 수 없는 부분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모형은 오로지 저의 기억을 기반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각자의 기억이 다르고, 서로 다른 경험을 했을 수도 있다는 점을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형제복지원 27소대 하루 일과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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