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진실의 힘 인권상
결정요지

30년 동안 인권변론의 한길을 걸어온 홍성우 변호사님은 불법적인 법 집행과 불공정한 판결이 일상화된 군사독재 시절 대변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던 피고인들에게 다가갔습니다. 수사기관으로, 교도소로, 법정으로 바삐 뛰며 양심수들이 당당하고 떳떳하게 소신을 지킬 수 있도록 믿음과 용기를 건넸습니다. 단순한 변론을 넘어선 고문과 폭력에 맞서 싸운 생에 존경과 감사를 드립니다.

수상자 소개
홍성우

홍성우 변호사는 1974년 민청학련 사건을 시작으로 2003년까지 30년 동안 인권변호사의 전형을 만들어왔다. 1980년대 이 땅의 고문피해자들, 수많은 김근태, 권인숙들에게 그는 첫 대화자였다. 스스로도 세 차례 중앙정보부에 끌려가 고초를 당했고, 독재정권의 감시와 겁박이 계속됐지만 그럴수록 더 단단하게 인권변론의 뿌리를 내렸다. “양심범의 소신을 지켜주는 것”이 인권변호사의 역할이라고 생각한 그대로 행동하고 실천한 홍성우 변호사는 절대적 지지와 공감으로 고문피해자들과 신뢰 관계를 구축하고, 고문이 목적한 인간과 세계에 대한 믿음의 파괴를 막았다. 한인섭 교수와의 대담을 통해 7~90년대 기록을 보존하고, 그 사건들과 의미, 교훈을 정리해서 남기는 방대한 작업을 마친 홍성우 변호사는 그 기록을 통해 우리 사회가 절대로 고문과 암흑의 시대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

제3회 진실의 힘 인권상 상패
물에 젖은 깃털의 형상이 알알이 연결된 거울 방패에 꽂혀있는 상패

세상에는 짓밟힌 권리와 생명을 구해내기 위해 평생을 바쳐 싸워나가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연약한 깃털들을 가슴에 품고 누구나가 될 수 있고 누구나를 비추는 거울 방패를 들고 인권을 위해 싸우는 분의 모습을 상상했습니다.

임민욱 | 미술가

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형예술과 교수. 한국의 뒤틀린 역사에서 고통 당하고 망각된 존재들에 관심을 갖고, ‘매개자’로서 이들의 삶을 보여주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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