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 생존자들은 우리 삶의 의미를 비춰주는 거울이며 길잡이 등대입니다."
정연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회장

유엔에서 정한 고문 생존자 지원의 날, 뜻깊은 "진실의 힘 인권상 시상식"에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고문은 인간이 저지르는 가장 잔혹한 행위입니다. 동물은 다른 동물을 고문하지 않습니다. 인간만이 이데올로기나 정치적 야욕, 근거없는 편견으로 형제와 자매들에게 상상할 수 없는고통과 잔혹행위를 가합니다.

우리는 그 행위를 지켜보면서 과연 인간이란 존재는 무엇인가 끝없이 악한 존재인가 생명에 적대하는 암적 존재인가, 라는 깊은 회의와 의문을 갖게 됩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그 고통의 현장속에서 인간만이 갖는 아름다움, 이 적막한 우주에 의미를 부여하는 인간존재의 숭고함이 피어납니다.

그것은 차마 입에 담기도 힘든 잔혹한 고문과 국가 폭력을 이겨낸 고문 생존자들에 의해서입니다. 그 분들은 소리없는 저항으로, 죽음에 맞선 생명의 몸부림으로, 인간 존엄을 일깨우고, 우리 모두에게 깊은 성찰의 기회를, 인권과 생명의 소중함을 돌이켜 볼 기회를 제공해 오셨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고문 생존자들은 우리 삶의 의미를 비춰주는 거울이며 길잡이 등대입니다 우리 모두는 고문 생존자들에게 큰 빚을 지고 있습니다.

특히, 오늘 인권상 수상자인 베드조 운퉁 선생님과 집단 학살 피해자들이 만든 진상 규명 조직 YPKP 65의 활동 기록을 미리 전달받고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고문 생존을 넘어서 그 긴시간 동안 수많은 고문피해자들을 지원하고 다시금 그 참혹한 진상을 드러내면서 우리 마음 속에 있는 양심의 빛을 일깨워주셨습니다.

노고에 깊이 감사드리며, 오늘의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그와 함께 잘 잊고 잘 무시하는, 척박한 한국사회에서 지난 7년간, 고문피해자들과 생존자들이 우리 곁에 있다는 것, 우리가 그들에게 우리의 존엄성을 빚지고있다는 것을 끊임없이 일깨워주신 진실의힘 박동운 이사장님 이하 관계자 여러분께 오늘의 행사를 준비하느라 수고하신 실무자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