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마감하는 12월의 토요일은 약속이 없어도 마음이 무척 분주하기 마련이죠. 연말의 토요일 오후 5시간의 공부모임에 누가 오실까? 주최 측의 염려는 기우였습니다. 위당관은 꽉 찼습니다. “계엄 이후, 민주주의”를 고민하는 시민들의 열기가 뜨거웠습니다. 진실의 힘이 채집한 탄핵집회의 시민 자유발언(2024년 12월 3일 계엄선포 이후 2025년 4월 5일까지 진행된 총 190개 집회의 발언 1,334건)을 토대로 임유경 진실의 힘 이사(연세대 국문과 부교수)가 주도한 연구팀이 2025년 12월 6일, 80여명의 시민이 참석한 가운데 드디어 연구 내용을 선보였답니다.
임유경 비교사회문화연구소 부소장님의 개회사, 조용환 진실의 힘 이사의 환영사에 이어 8명의 연구진들의 열띤 발표가 이어졌습니다.
‘공동선언’에서 ‘자유발언’으로 발화 형식의 전환을 살피며 자유발언의 특징과 분석, 비판적 성찰이 돋보인 임유경 교수의 “비상시의 아카이브: 연합의 정치와 시위의 기술”을 시작으로 4월 혁명에서 12.3까지 “내란죄의 역사와 헌정 재구성”을 통해 내란죄의 역사는 주권 재배치의 역사임을 강조한 권혁은 서울대 국제학연구소 연구교수, 12.3전후의 체제 전환운동 및 사회대개혁 담론의 행방을 모색한 오혜진 문학평론가, 광주에서 열린 시민집회의 자유발언을 탐구한 조은애 교수의 발제가 있었습니다.
이어진 2부에서는 시민자유발언에서 나온 역사적 사건을 살피며 “역사적 기억의 현재적 동원과 활용”을 살핀 김재형 교수, 사회적 참사 경험은 어떻게 방어적 연대로 나갔는가를 탐구한 소준철 교수의 “기억의 반복, 취약성의 공유”의 발표가 있었고, 김아람 교수는 10대의 외침을 통해 12.3 내란 후 바라보는 미래를 발표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김대현 교수는 탄핵 집회 참여자의 민중과 소수자 정동을 통해 “인간의 품격, 생존의 흉터, 무명(무명)의 예감”을 발표하며 “그들이 외롭지 않은 세상”은 어떤 세상인지 질문을 던졌습니다.
김예림 연세대 비교사회문화연구소장의 사회로 진행된 종합토론에서 장세진(한림대), 천정환(성균관대), 유현미(서울과학기술대), 소현숙(한국여성인권진흥원 일분군 ‘위안부 문제연구소) 님이 날카로운 지적으로 예정한 시간을 훌쩍 넘겼습니다.
시민들의 ‘언어’, ‘목소리’가 우리 시대의 현주소를 묻는 중요한 상징으로 떠오른 시간이었습니다. 시민들의 말을 수집하고 채록한 ‘진실의 힘’은 더 많은 연구자, 정치인들이 광장, 시민들의 목소리를 소중히 다뤄 변화의 밑거름으로 삼기를 바래봅니다.
이날 발표한 논문은 앞으로 논문과 책으로 출판할 예정입니다. 기대해주세요!
“많은 이주민에게 지난 수십년 간 헌법은 정지 상태였습니다”(2025.1.25. 서울, 이주민)
“우리는 아직도 생존을 위해 싸워야하는 많은 이들을 이 광장에서 만났습니다. 장애인들을 여성들을 성소수자들을 또 노동자들을 만났습니다. 우리는 이들을 잊을 것입니까? 우리는 이 광장에서 윤석열의 탄핵뿐 아니라 다른 것들 또한 기쁘게 얻어갈 것입니다. 연대를 단결을 투쟁을 배워갈 것입니다. 우리는 광장을 떠나지 않을 것입니다.”(2024.12.12. 서울, 20대 여성)
“여러분, 소수자를 탄압하는 권력은 반드시 모두를 탄압하게 돼있습니다. 장애인을 휠체어에서 끌어내리는 권력, 대학원생 입을 틀어막는 권력, 성소수자는 차별이 마땅하다는 권력, 그리고 트랙터를 막아서는 권력은 결국 우리 모두를 향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소수자를 지키는 것이 모두를 지키는 것입니다. 남들과 연대하는 것이 스스로를 지키는 것입니다.”(2024.1212. 남태령, 레즈비언 부부, 김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