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시민들인 그들은 어떻게 그런 용기를 낼 수 있었을까? 뜬금없는 계엄 선포로 나라의 틀이 무너진 그날 밤, 시민들은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깨달으면서 즉각 정치적 냉소와 체념을 내던지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들에게는 국회를 지킴으로써 무너진 헌정질서와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려는 명확한 목표가 있었다. " - <동네책방동네도서 2월호> 의 주목할 새책 중에서 -

[내란의 밤, 시민의 기록/ 책이 나왔습니다]

오늘은 12. 3 내란 발발 1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딱 1년전, 그날 밤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다들 기억하시죠? 네. 저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빨래를 개고 있었습니다. TV를 보던 남편이 갑자기 '계엄이래' 라고 말해서 뭔 황당한 소리를 하고 있나 하고 인터넷에 접속하고 여기저기 연락해 보던 그날 밤. 절대 잊지 못할 밤이었지요.

계엄이 선포되자 수천명의 시민들이 누가 가라 하지 않았는데 국회앞으로 모여들었습니다. 계엄 해제권을 가진 국회를 지키고 민주주의를 지키다는 생각에서요. 헬기와 무장군인들이 불러온 5. 18.의 악몽을 딛고 모인 시민들 덕분에, 오늘 우리의 삶은 이전의 일상과 다름이 없게 되었습니다.

그 시민들은 누구일까, 어떤 생각을 하고 모인 걸까? 궁금하기도 하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들을 기록해서 역사에 남겨야 하는 것이지요. '진실의 힘'에서 지난 1년간 그 작업을 수행, 1년을 앞둔 어제 책으로 엮어 냈습니다. 제목은 '내란의 밤, 시민의 기록'입니다.

313명의 시민들을 만나 계엄선포 직후부터 국회 앞으로 모여들기까지(1, 2부), 무장군인들을 어떻게 막아섰으며 어떻게 힘을 보탰는지(3부)를 입체적으로 기록했을 뿐 아니라, 자신의 안위가 어찌될 지 모르는 상황에서 그 최전선으로 달려간 그 분들은 누구인지, 어떻게 살아왔는지(4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그분들이 꿈꾸는 우리 사회의 모습은 무엇인지(5부) 두루 담았습니다. 1부와 3부까지 이어지는 이야기는 마치 그날 그 현장에 있는 듯 생생하고, 재미(?)있습니다. ^^; 이를 위해 지도와 통계, 사진, 도면까지 적절하게 배치했습니다.

4부와 5부를 읽을 때에는 지친 일상에서 잊고 지냈던, 때로는 불신하기조차 했던 우리의 건강한 '이웃'들의 얼굴을 확인하는, 가슴뭉클한 감동이 있습니다. 마지막에는 313명이 전하는 한마디를 한줄씩 그대로 옮겨놓았습니다. 그 말 하나 하나씩 손으로 확인해보면서 책을 덮고 거리에 나서면,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뭔가 몽글몽글한 애정과 따스함이 샘솟는 경험을 하시게 될 겁니다 ^^

-정연순 법무법인 경 대표 변호사 (정의를 배반한 판사들 번역) 페이스북 -

"왜, 국회로 나가셨나요?" - 내란의 밤, 313명 시민의 기록.

한창 더웠던 7월의 어느 날,
'진실의 힘' 이사로 활동중이신
조용환변호사님의 전화를 받았다.

"12월 3일 그날, 여의도 국회 앞으로 달려간 시민들을 인터뷰했습니다. 313명이 넘어요."

기록물로서의 책을 펴내려고 하는데, 다섯달 동안 한분 한분 인터뷰한 내용을 담은 문서가 A4 용지로 1만장이 넘는다고 하셨다.

녹취록들을 일부 전하며,
AI를 활용하는 방법이 있을지,
검토해봐 달라는 말씀을 주셨다.

녹취록을 하나하나 읽어보면서, 감정의 파도가 거세게 일어서 힘겹기도 했다. 장갑차를 막아섰던 쳥년도 있었고, 작곡 전공한 음악인, 직장인, 이태원 참사의 유족인 어머니도 계셨다.

12.3 그날 밤, TV와 유튜브를 돌아보며 지샜던 시간들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동시에, 그 밤에 현장에서 군과 경찰에 맞서 소리치고 싸우며 헌신했던 그 분들에게 정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특히, 살아온 과정에서의 개인적 경험과 생각들을 공유한 대목들을 보면, 성별과 세대, 직업을 뛰어넘어 말 그대로 '민주주의를 지키는 시민'으로서의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주말동안 우리 블루닷AI가 만든 '블루닷 오웰'은 물론 ChatGPT와 Gemini, notebookLM 등을 활용해 원고 내용을 간추리거나 분류하는 작업을 해보았다. 첨엔 막막했는데, 이 경우엔 확실히 notebookLM이 유용해 보였다.

기록팀이 초점을 둔 질문들은, 누구나 궁금해 할 내용이었다.

"어떤 경위로 그 소식을 들었나"
"왜, 어떤 경위로 국회 앞에 가게 되었나"
"몇 시에 도착했고, 뭘 봤고, 뭘 했고, 뭘 느꼈나"

"평소에 어떤 생각을 하며 어떻게 살아왔나"
"내란사태를 보는 관점은 무엇인가"
"우리 사회에 바라는 것은 무엇인가"

샘플작업물을 갖고 회의를 했을 때,
'진실의 힘'에선 무척이나 놀라워하며 반기셨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AI를 활용해 시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은 막막했던 작업을 다시 추동시키는 힘을 주고, 제한적이나마 일부 시간을 줄여 준 정도가 아니었나 싶다.

결국 기록물을 온전하게 정리해 내는 과정은, 많은 사람들이 달라붙어 꼼꼼하게 리뷰하고 걸러내고 다시 재정리하는 순전한 과정을 거쳐야만 했다. 기록팀이, 특히 프로젝트를 주도한 분들이 그 과정에서 정말 많은 고생을 하셨음을 옆에서 보고 들었다.

11월말, "마침내 책을 낼 수 있게 되었다"며 문자가 왔다. "엄청난 양의 녹취록을 앞에 놓고 쩔쩔매는 상황에서 AI를 이용해 분석하는 방법을 제안하고 안내해줘서 감사하다"는 문구를 감사의말에 넣겠다며 직함을 확인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곧 이어 책을 보내줄테니 주소를 알려달라는 연락까지.

고사리손을 보탠 정도여서 민망한 마음도 들었지만, 한편으론 시민들의 목소리로 그날 밤을 생생하게 기록한 의미있는 작업을 곁에서 지켜보는 것 만으로도 뿌듯함이 컸다.

책에 대한 설명문에는 이런 문구가 나온다.

"그날 밤, 국회 앞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는가?"

내란 세력은 '평화로운 계엄' 운운하며 '그날 밤 아무일도 없었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시민들의 목소리로 그 주장에 답한다. 313명의 심층 인터뷰와 현장 사진 및 영상, SNS 대화기록, 내란 사건 공소장 등을 토대로 그날 밤을 복원했다. (중략) 이 책은 내란의 밤에 대한 증거이자 증언이다.

-김경달 (디지털 크리에이터) 페이스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