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라는 말 한마디에 온 나라가 흔들렸던 그날 이후 <진실의 힘>은 < 내란기록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실낱 같은 행운과 시민의 저항 덕분에 가까스로 내란을 막아냈지만 그것은 우리 사회를 한순간에 무너뜨릴 뻔한 중대 사건이었습니다. 내란은 도대체 어디서 왔나? 우리 사회에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 그것을 이해하기 위한 첫걸음으로 그날 밤 국회 앞에 나가 내란군과 맞선 시민들의 이야기를 듣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내란기록 프로젝트>는 2가지 방향을 잡았습니다. 첫째는 내란의 밤, 국회로 달려간 시민들을 찾아 이야기를 듣는 것이고요. 둘째는 12·3 내란의 밤부터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일인 2025년 4월 4일까지 123일간 열린 탄핵촉구 집회의 시민 발언을 수집, 채록하는 것이었습니다.
첫째 사업의 성과는 시민 313명을 인터뷰해서 1만 장 이상의 녹취록을 만든 것입니다. 이 자체가 중요한 역사적 기록이 될 것입니다. 이 기록을 우리 사회의 공적 자산이자 역사로 만드는 첫 작업이 『내란의 밤, 시민의 기록』을 출간한 것입니다. 향후 인터넷 홈페이지 개설 등 더 의미있게 만드는 작업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둘째 사업의 성과 역시 서울, 광주, 대전, 부산, 대구 등 전국 5개 주요 도시에서 123일간 진행된 집회의 모든 영상을 수집해 시민들의 자유발언 1,263건의 녹취록을 작성한 것입니다. 이 또한 매우 중요한 공적 자료로 앞으로 어떻게 활용할지 검토하며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의 첫번째 사업이 연세대 비교문화연구소와 “비상시의 아카이브”라는 제목의 학술행사를 공동으로 연 것입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방식으로 이어지리라 믿습니다.
『내란의 밤, 시민의 기록』 출간
“그날 밤, 국회 앞으로 달려간 시민을 찾습니다” <진실의 힘>의 모집에 2월부터 7월까지 시민 313명이 응답하셨습니다. 8명(강문민서 김현우 손가영 송지혜 유지영 이하늬 정윤하 최나영)의 인터뷰어가 시민들을 만났습니다.
시민의 목소리는 A4 용지 1만여 장의 생생한 기록이 되었고, 마침내 한 권의 책으로 태어났습니다.
『내란의 밤, 시민의 기록』 은 내란군을 막아낸 313명 시민의 이야기를 담은 최초의 시민사(people’s history)입니다. 이 책은 단순한 사건 기록을 넘어, 그날 밤 길 위에서 서로를 알아보고 연대했던 시민들의 삶, 경험, 신념을 담아냈습니다. 우리를 지탱해온 민주주의의 힘이 어디에서 왔는지를 보여주는 기록입니다.
민주주의를 지킨 12·3시민께 드리는 기념 액자 제작
“위험하다면 제가 그 앞에 있는 게 낫죠. 살 만큼 살았으니 희생돼도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내 20대에 독재 정권이 들어서는 꼴을 못 보겠다, 깃발을 들고 싶더라고요.”
“이 나라가 어떤 나라인데, 역사 속에서 배운 그런 순간들. 많은 이들이 죽음으로 지킨 민주주의!”
“윤석열을 파면시키는 걸 넘어 일상의 윤석열도 파면해야 한다.”
인터뷰에 참여한 시민들을 기록하기 위해 전문 사진가(이정용 허란 주용성 정운)가 사진을 촬영했고 그걸로 기념액자를 제작했습니다(한뼘 미디어 제작). “민주주의를 지킨 12·3시민”이라는 설명과 함께 각 시민들이 들려주신 소중한 문장을 고르고 골라 새겨 넣었습니다. 한 마디 한 마디가 마음 깊이 들어와 뭔가를 움직이게 합니다. 『내란의 밤, 시민의 기록』에 모두 담았습니다.
비상시의 아카이브: 계엄 이후, 민주주의를 다시 묻다
진실의 힘과 연세대학교 비교사회문화연구소는 공동으로 12·3 학술 프로젝트를 준비했습니다. 국문학, 정치학, 사회학, 역사학, 문화연구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이 '계엄령'과 이를 둘러싼 시민들의 '저항', 그리고 공적 감정, 역사 기억, 연대의 재구성, 표현의 윤리, 몸과 장소의 정치성 등 다층적 차원에서 탐색한 연구 결과를 발표합니다.
“계엄 이후의 민주주의”를 다시 묻는 일은 체제 비판을 넘어, 우리가 어떤 언어로, 어떤 기억으로, 어떤 관계 속에서 더 넓고 더 깊은 공공성을 구성할 수 있는지를 탐색하는 작업입니다.
일시. 2025년 12월 6일(토) 오후 1시~6시
장소. 연세대학교 문과대학 백주년 기념홀(위당관 6층)
함께 만든 기록, 함께 지켜갈 민주주의
시민들이 남겨주신 말과 삶은 미래 세대가 다시 참고할 기준이 됩니다.
“기록해주십시오. 기억해주십시오.”라고 말해주신 시민들의 요청처럼, 이 기록은 앞으로 닥칠 어떤 위기에서도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사회적 약속이 될 것입니다.
앞으로도 계속, 기억하고 기록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