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술행사 기획 의도
2024년 12월 3일의 계엄 선포는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민주주의의 근본을 다시 묻는 중대한 사건으로 기록될 것입니다. 계엄령이라는 극단적 통치 장치는 국가 권력이 언제든 민주주의의 질서를 중단시킬 수 있음을 다시금 확인시켰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이 사태를 둘러싼 시민들의 반응은 ‘저항’이나 ‘탄핵’의 정치적 국면을 넘어, 공적 감정, 역사 기억, 연대의 재구성, 표현의 윤리, 몸과 장소의 정치성 등으로 확장되어 다양한 차원의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이번 학술대회는 “비상시의 아카이브”라는 주제 아래, 계엄 이후 분출된 시민들의 언어와 감각, 기억과 발화를 기록하고 해석하며, 예외의 시간 속에서 생성된 민주주의의 새로운 상상력을 탐색하고자 합니다.
“계엄 이후의 민주주의”를 다시 묻는 일은 체제 비판을 넘어, 우리가 어떤 언어로, 어떤 기억으로, 어떤 관계 속에서 더 넓고 더 깊은 공공성을 구성할 수 있는지를 탐색하는 작업이 될 것입니다.
이 학술대회를 통해 학계와 시민사회가 함께 민주주의를 다시 말하고, 다시 기록하며, 다시 감각하는 방법을 모색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