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책 소개
어둡고 험한 군사독재 시절 고문피해자요, 조작간첩 피해자에게는 더 이상 기쁨과 즐거움, 그리고 아름다움이 자리할 수 없을 것만 같은 우리의 편견과 달리 임봉택 선생의 글은 “거꾸로 매달아도 사는 게 좋다”는 삶의 경이로움과 존재하는 것들에 대한 빼곡한 호기심으로 가득 차 있다. 그는 고문으로 부서진 삶을 다시 일으켜 세운 힘은 무엇인지, 또 그것은 삶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는지 라는 질문에 대한 소박한 답을 제공한다. “쓰는 인간” 임봉택 선생은 우리는 왜 쓰는가, 쓰는 행위의 본질에 대한 작은 일깨움을 줄 것이다.
02 저자 소개
1947년 군산 앞 바다 개야도에서 태어났다. 열세 살 때부터 아버지를 따라 고기잡이배를 타며 거친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았다. 1972년 1월 친구 박춘환, 유명록 선생과 군산경찰서에 끌려가 모진 고문을 당한 끝에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징역 8개월을 선고받고 감옥살이를 했다. 2010년 재심 재판을 통해 무죄판결을 받아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면 안 된다”는 마음으로 재단법인 진실의 힘 설립에 참여했으며 현재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인생에서 짧은 시간이었지만, 감옥살이는 선생의 삶을 다른 방향으로 이끌었다. 결코 잊지 못할 고문의 고통, 그 기억들을 종이 위에 풀어내기 시작했다. 달력 뒷면에, 버려진 공책에 글을 썼다. 처음에는 끔찍한 경험이 쏟아졌지만, 서서히 어린 시절의 따뜻한 기억, 하루하루가 신비스럽던 딸의 육아일기, 삶의 가치와 기쁨을 일깨운 독서 일기로 이어졌다. 거칠고 투박한 손으로 써 내려간 이 책은 죽음보다 강한 삶을 소복하고도 아름답게 펼쳐 놓는다.
03 목차
1장 섬에서 자란 아이
이엉 집의 기억 9 ┃ 개야도 참외는 왜 꿀맛이 아닐까? 12 ┃
상여와 돼지고기 14 ┃ 논두렁 쥐 양식 서리 17 ┃ 토끼와 개구리 21 ┃
“홍자 만났다!” 24 ┃ 아버지의 눈물 28 ┃ 남포동 거리의 네온사인 32 ┃
흑산도 아가씨들 38 ┃ 엎어진 배, 서조호에서 살아난 기억 42 ┃
첫사랑, 펜팔 46 ┃ 연평도 조기잡이 52 ┃ 총 맞은 신 부장 56 ┃
바람과 파도에 맡겨 놓은 내 목숨 59
2장 말로는 다 할 수 없는 고통
환장해 뛰다 죽을 일, 미쳐 죽을 일! 65 ┃ 다 표현할 수 없는 고통 70 ┃
간첩 아니라 간첩 할애비라도 고문을 당하면 74 ┃ “고무·찬양죄”를
받을 사람은 바로 형사들 78 ┃ 전주로 가서 서류를 꾸미다 83 ┃ 유치장의
악몽 86 ┃ 교도소의 법률 선생들 90 ┃ 불고지죄를 가르쳐 준 검사 94 ┃
요즘에는 무슨 고기가 많이 잡히냐? 99 ┃ 감방장 통통구의 에피소드 103 ┃
꽁꽁 묶인 이감 날, 택시비 106 ┃ 출소, 11개월 만에 상봉한 어머니 109 ┃
“봉택이는 이렇게 살아서 나왔는데, 당신은 무엇 때문에 죽었소!” 114
3장 거꾸로 매달아도 사는 게 좋다
기관장이 되어 121 ┃ 복희 씨와 첫 만남 126 ┃
“복희 씨 보려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130 ┃ 우리 두리 육아일기 중에서 137 ┃
해태 어장의 실패와 완파된 우리 배 성덕호 142 ┃ 15년이 넘도록 둘이서
파도를 헤치며 145 ┃ 돌게 통발 10kg이 벌금 100만 원 149 ┃ 가난하지만,
나는 부자다! 153 ┃ 배움의 길 155 ┃ 재심과 고문수사관 대면 161 ┃
진실의 힘 167 ┃ 나의 꽃밭 1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