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진실의힘과 함께 한 자원활동가를 소개합니다.

미국 Bates College에 재학 중인 채송은 한국에서 보내는 짧은 여름방학을 진실의힘에서 보냈습니다.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등 다양한 디자인 프로그램을 자유자재로 다루며 '진실의힘'다운 멋진 그림을 그렸습니다. 또한 채송다운 따뜻하고 섬세함을 가득 담은 번역을 하기도 했지요.

올해 하반기에는 서울대 인권센터를 통해 다섯 명의 학생들이 진실의힘과 함께 했습니다. 지수, 시은, 효정, 서연, 지윤- 쑥스러운 표정으로 자기소개를 나눈지도 어느새 6개월이 지났습니다. 6개월 동안 크고 작은 업무를 함께 나누며, 큰 힘이 되었습니다. 다섯 명을 대표해서 지윤이 편지를 보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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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학기동안 진실의 힘에서 나눈 이야기들을 정리하려니 여러 생각이 듭니다. 짧다면 짧은 6개월이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니 많은 생각들이 교차합니다. 먼저 진실의 힘 자원활동을 시작하게 된 이유부터 말씀 드려보고자 합니다. 서울대학교 인권센터에서 주관하는 인권단체 연계 자원활동에 이름을 올린 많은 인권단체들 중 진실의 힘을 선택한 이유는 ‘진실의 힘’이라는 단체의 이름이 굉장히 멋있기도 했지만, 피해자분들을 통해 대한민국 현대사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게 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더 많이 알고, 배우고 싶다’는 다분히 개인적인 이유로 시작했던 진실의 힘 활동은 제가 얻고자 했던 지적 만족감 이외에도 여러 가지 소중한 흔적들을 남겨주었습니다.

첫째로, 많은 만남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국가폭력 사건을 표면적으로만 이해하던 제가 마이데이를 읽고 선생님들 한 분 한 분을 깊이 이해하게 된 일은 그 자체로 선생님들과 간접적인 ‘만남’이었습니다. 책으로 만난 선생님을 직접 뵙고 인사를 드린 일은 매우 신나는 경험이었습니다. 또한 진실의 힘에 계시는 송소연 이사님, 이사랑 간사님을 포함한 여러 분들, 함께 자원 활동을 하는 서울대학교 학우들, 작은 음악회 등 여러 자리에서 다양한 만남은 내성적이고 소극적인 저에게 긍정적이고 활기찬 에너지를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둘째로, 거창하게 표현하지 못해 아쉽지만 진실의 힘에 올 때 마다 너무나도 즐거웠습니다. 제주도에서 사온 작은 초콜릿 선물을 드렸을 때 아이처럼 좋아하셨던 이사님과 간사님, 맛있는 밥을 먹고 난 뒤의 짧은 산책, 강기훈 선생님 작은 음악회가 끝나고 먹었던 백숙과 막걸리, 외롭다는 저에게 너도나도 좋은 사람을 소개시켜주려 하셨던 모습들... 이 모든 것들이 너무나도 좋았고 제 인생에 행복한 기억으로 남을 순간들입니다. 앞으로도 진실의 힘과 함께 할 수 있어 기쁘고, 행동이 느린 저지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진실의 힘의 모든 분들 좋은 연말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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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봄의 한가운데 있는 여러분들을 만나서, 고문생존자 선생님들이 오래도록 걸어온 이 길이 더 다져지고 강고해질 것 같습니다.^^  2015년에 만난 반가운 인연은 시간이 지나며 더욱 여러 색깔을 지니게 되겠지요. 앞으로 새로운 인연을 맺어갈 기대에 가슴이 설렙니다. 

싱그러운 소감을 보내준 지윤, 고마워요.

지윤을 비롯한 모든 자원활동가 여러분, 고맙습니다.

우리 앞으로도 지금처럼 웃으면서 함께 할 수 있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