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입춘이 지났습니다. 창 밖 앙상한 나뭇가지에도 연둣빛 새순이 곧 돋아나겠지요. 싸늘한 바람이 아직 불어오지만, 다가올 봄을 생각합니다.
진실의힘에는 봄소식 같이 반가운 선물이 자주 도착합니다. 도시에서는 보기 힘든 싱싱한 채소, 바다내음이 진한 해산물, 정성이 듬뿍 담긴 집반찬까지. 안교도선생님이 보내주신 쌀로 밥을 지어 한 큰 술 입에 넣으면 “맛있다!”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진실의힘의 밥상을 소개합니다.
김치 반 포기만 있으면 밥이 두 그릇은 그냥 넘어간다는 개야도 편복희 선생님의 파김치, 배추김치입니다. 갓김치도 보내주셨으나, 너무나 맛있어 벌써 다 먹었는지 사진에는 없네요. 개야도에서 직접 기르신 단단하고 달콤한 섬 배추와 임봉택선생님이 잡으신 잡어를 모아 만든 어젓, 그리고 편복희 선생님의 뛰어난 음식 솜씨가 비결이지요. 밥 속에 들어있는 노란 고구마도 개야도에서 섬 기운을 가득 받고 자랐습니다.
아삭아삭 고추와 시원달콤한 무는 진도 채수미 선생님의 선물입니다. 쉽게 구하기 힘든 고수도 선생님의 세심한 정성. 박동운 이사장님과 채수미 선생님이 담그신 된장은 그 무엇과 함께 해도 엄지 두 개 척척!
이번엔 채수미 선생님의 김치입니다. 개야도 김치에서 섬내음이 난다면, 진도 김치에서는 진한 땅의 기운이 가득. 농사 짓는 삶의 뚝뚝함과 정직함이 그대로 느껴지는 김치랍니다. 채수미 선생님의 김치를 툭툭 잘라 살짝 볶은 뒤, 물만 넣어 끓여도 정말 맛있는 김치찌개가 됩니다. 아삭한 오이고추는 살짝 찐 뒤 갖은 양념을 넣어 무쳤습니다. 강경희 후원회원님이 보내주신 밑반찬 3종 세트와 함께 한, 군침 도는 밥상입니다.
투박한 손으로 홍어회를 손질하고 계신 임봉택 선생님입니다. 군산에서 서울까지 진실의힘 식구들을 위해 직접 가져오신 소중한 선물이지요. 오드득 오드득 뼈까지 부드러운 홍어회가 먹음직스럽게 접시에 담깁니다. 춘삼월이 오면, 이제 다시 시작되는 바닷일, 햇살과 바람과 구름과 파도, 자연의 모든 모습이 선생님의 일동무입니다. 홍어회와 오동통한 꼴뚜기 무침에서 개야도 앞 바다가 보이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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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 are what you eat”이라는 말이 한 동안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당신은 곧 당신이 먹는 음식과 같다”는 말인데요. 자연의 기운뿐만 아니라, 진실의힘 선생님들의 마음까지 그대로 담겨있는 한 상에, 한 끼 한 끼마다 힘이 나고 웃음이 납니다. 걸을 힘이 나고, 어깨가 쭉 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