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금 유용 논란에도... 내가 기부를 멈출 수 없는 이유 

한국일보, 202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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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 후원금으론 명함도 못 내민다”며 겸손해하는 변호사 이상민(40)씨도 기부가 행복을 배가시킨다는 데 동의하는 사람이다. 그는 부담되지 않는 금액이 오히려 지치지 않고 오랜 기간 기부를 이어가게 한 원동력이 됐다고 말한다. “후원을 시작하기보다 끊는 일이 훨씬 어려워요. 후원자 한 사람, 단돈 만원이 아쉬운 기부처 입장에선 후원자가 떨어져 나가는 일이 가장 기운 빠지는 일이거든요.”

이씨는 그래서 평소 관심을 갖고 지켜보던 단체 중에서 후원금을 조금이라도 더 필요로 하는 곳을 기부 대상으로 고른다. 이씨에겐 높은 보수를 마다하고 인권분야에서 활동하는 법률단체가 주요 기부 대상이다. 변호사 일을 하다 보니, 어떤 법률단체가 신뢰할 수 있는지는 금새 알 수 있어, 고민 없이 후원을 시작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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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는 가까운 곳에서 기부처를 찾았다. 2014년 소속 로펌에서 공익활동을 위해 만든 재단법인 동천에 관심을 두면서 기부금액을 늘리게 됐다. 재단이 어떤 활동을 하는지, 재정관리가 투명한지 가까이에서 봐온 그는 그해 5월 어머니 장례를 치른 뒤 조의금 중 200만원을 동천에 기부했다. 이후 가까운 지인들을 통해 활동내용을 알게 된 공익인권법센터 공감과 이주민지원공익센터 감사와동행,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난민법센터 어필(APIL), 재단법인 진실의 힘에 정기후원과 비정기후원을 하고 있다.

이씨는 100만원 단위로 기부하면, SNS에 기부 내역을 포스팅한다. 지인들이 그것을 보고 각자 형편대로 기부에 동참해준다면 자연스럽게 기부문화가 확산할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누군가 한 달에 만원만 보내도 후원 받는 입장에선 그 이상의 힘이 납니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옳다고 인정을 받은 셈이니까요. 그래서 앞으로도 가벼운 마음으로, 그리고 꾸준히 기부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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