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진실의 힘을 후원하는 민원식 회원을 만났습니다. 진실의 힘 사무실과 가까운 한국은행에서 일하시는데요. 사무실로 찾아 갔을 때 초록 식물들이 가득한 사무실 안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그는 도시 한복판에서 초록 생명을 키우고 돌보고 살리는 일을 하는 조경사입니다. 한국은행에 있는 모든 식물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에서 일한 지는 10여년이 넘었습니다.

민원식님은 월급의 반을 후원금으로 냅니다. 월드비전, 그린피스 등 해외 활동을 하는 단체에 주로 기부를 하는데 적은 돈으로 한 가족을 먹여 살릴 수 있기 때문에 주로 가난한 나라에 기부한다고 합니다. 안타까운 사람을 돕고 싶은 마음은 국경이 없으니까요. 정작, 본인은 먹고 입고 자는데 쓰는 돈을 많이 아낀답니다. 옷은 주로 황학동 시장에서 사고 운동화도 만원이 넘지 않는 것으로 사 신고요. 강원도 화천에 있는 집에서는 금토일 3일을 자고, 월화수목 나흘은 직장이 있는 서울에서 지냅니다. 나흘을 위해 서울에 집을 또 마련하는게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해서 한동안 직장 주변 찜질방 등에서 지냈답니다. 다행히 요새는 지인의 집에서 자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는 젊었을 땐 직업 군인이었고 610 민주항쟁 당시엔 외판 사원이었는데 시위대 속에 있다가 을지로에서 연행이 되었습니다. 3천여명 연행자 중 40여명이 구속되었는데 그중 한명으로 서대문 형무소에 수감되었다가 629선언으로 풀려났습니다. 그 뒤 아르헨티나에 가서 살다가 지금의 한국학교 교사인 아내와 결혼하고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답답한 실내보다 야외에서 하는 일을 하고 싶었는데 우연하게 시작한 조경일이 딱 마음에 들어 지금까지 일하고 있답니다.

진실의 힘에 후원을 한 지도 10년이 넘었습니다.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 선생의 강연을 듣다 진실의 힘 얘기를 듣고 후원을 시작했습니다. 오랜 세월 후원을 이어온 이유를 물었더니 “제가 후원하는 게 사실 무슨 도움이 되겠어요. 그 분들이 겪은 일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요.” 얘기합니다. 지금이야 정부가 간첩을 조작했다는 사실을 많이들 알지만 10년 전만 해도 조작간첩 피해자 분들의 마음에 공감하고 후원하는 일이 “아무일도 아니지”는 않았습니다. 참 고마운 일입니다. 담담히 어려운 곳을 살피면서 사시는 민원식 회원님을 만나고 나니 차분함도 번지는지 제 마음도 한결 차분해지는 듯했습니다. 참 반가웠습니다 회원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