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9월 29일 목/ 진실의힘

<화양연화花樣年華>

연출 : 왕가위(2000,홍콩) 출연 : 량챠오웨이, 장만옥

수상 : 2000년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 대만 금마장 영화제 여우주연상, 아시아태평양영화제 촬영.편집상, 뉴욕비평가협회 최우수영화상 외 다수 등

화양연화花樣年華, In The Mood For Love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

1962년의 어느날 홍콩. 신문사 편집기자인 주모운(양조위) 부부가 상하이 출신 사람들이 모여사는 아파트로 이사온다. 얼마 있지 않아 이 곳에 진씨 부부도 이사온다. 진씨는 일본인 무역회사에 근무하여 해외출장이 잦다. 주모운은 진씨의 아름다운 부인 소려진(장만옥)에 눈길이 간다. 소려진의 남편은 사업상 일본 출장이 잦다. 주모운의 아내 또한 호텔에서 일하는 관계로 집을 비우는 시간이 많다. 그래서 주모운과 소려진은 혼자 있는 시간이 대부분이다. 그들은 거리에서, 아파트에서, 음식을 사러 나가면서 자주 부딪치게 되고, 더욱 가까워진다. 얼마 지나지 않아 두 사람은 자신들의 남편과 아내가 바람을 피우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소려진은 사랑하는 이의 곁을 떠나지도 못한 채 슬픔에 흐느낀다. 주모운은 그런 소려진을 위로하며 두 사람은 조금씩 서로에게 마음이 끌리게 된다.

가장 아름다운 시절.

화양연화는 과거를 추억하는 영화이다. 주인공 주모운과 소려진을 통해 이루어질 수 없었던 한 때의 아름다운 감정을 우리는 마치 낡은 거울을 통해 비춰진 우리 마음을 바라보듯 지켜보게 된다. 또한 이 영화는 두 남녀의 얘기이면서 홍콩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영화의 시대적 배경이 되는 1962에서 66년은 본토에서 마오쩌둥의 대약진운동의 실패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류사오치와 덩샤오핑에 의해 경제 조정정책이 추진했던 시기이다. 또한 홍콩에서는 50년대 본토에서의 공산당 정부 수립과 한국전쟁 발발로 인한 무역침체에서 벗어나 경제의 활로를 찾기 시작한 시기이기도 하다. 영국의 식민 지배를 받고 있으나 중국 본토로부터 직 간접적 영향을 받던 홍콩에게는 마오쩌둥이 실각한 1962년과 문화대혁명으로 다시 권력 일선에 등장한 1966년은 그래서 큰 의미를 지닌다. 연출자 왕가위 감독은 이 사이의 시간이 홍콩의 가장 아름다웠던 시기였노라 회상하는 듯하다.

화양연화

언제였던가,

아름다웠던 시절

눈가에 주름없고

뱃살도 없던,

세상에 거칠게 없던

그러나 외롭던

불안한 미래

불공평한 세상에 대한

원망과 한숨으로 지샜지.

화양연화

바로 오늘,

지금 숨쉬고 있는 이 순간.